귀촌~~!!
네가 최민수 냐?
연고도 없는 깊은 시골에서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컨테이너에 머물게?
이제 곧 육신의 상태를 걱정해야 할 나이가 되어가는데 의료시설도 없는 시골에 가서 머문다는 것이 무리한 판단은 아니냐?
나 같으면 처음부터 임시로 머물 공간이 아닌 영구주택을 짓겠다.
평당 얼마 주고 샀는데?
주변에 계곡은 있어?
마나님은 함께 가기로 승낙 얻은 거야?
너 속세에 불만 있는 건 아니지?
겨울에는 어떻게 지낼 건데?
그럼 지금 살고 있는 집은 처분 하는 거야?
근처에 민가는 몇 가구나 있는지..
그러다가 마지막에 덧붙이는 말이 기회가 되면 함께 가 보자는 거였다.
최근 내 또래의 친구들은 하나같이 그 주제에 대하여 깊은 관심을 가지고 논쟁까지 마다하지 않는 듯 하다.
내가 그에게 귀촌으로 화두를 꺼냈을 때, 그 또한 평소 쉽게 볼 수 없었던 표정의 반응으로 다가왔다. 해외근무 중 휴가 들어온 친구는 평일 날 시간을 내어 저녁을 먹는 자리에서도 지속적으로 질문을 하였다. 그리고는 이틀 후 토요일 내가 횡성에 간다면 그도 굳이 따라 나서겠다고 했다.
최근 주말마다 컨테이너하우스의 진행상황을 보러 가야 하는 나는 갑작스런 그의 결정에, 멀리까지 오는 그들 부부를 생각하며 작은 이벤트를 준비하고 싶었다. 마침 그날이 횡성 5일 장날이어 함께 장 구경을 하고 근처 횡성 호수길을 산책하듯 걷기를 제안하니, 흔쾌히 동의를 한다.
아침에 평소보다 조금 일찍 출발한다는 문자를 넣었더니 그는 벌써 횡성에 도착해 있다고 한다. 단풍 시즌이 되었고 차가 밀리는 것을 우려하여 이른 새벽에 출발 했다는 것이다. (성질머리 하고는…^*^)
장이 열리기도 이른 시간 이어 더디게 진행 되어 지고 있는 삼배리 집터에 들러 구경을 한 다음 햇살이 내리 쪼이는 횡성 호수길을 한 시간에 거쳐 산책을 하듯 호젓하게 걸었다.
횡성호는 남한강 제1지류인 섬강의 물줄기를 막은 횡성댐(2000년 11월 준공)으로 인해 만들어진 인공호수다. 총 저수량 8690만톤, 유역면적 209평방킬로미터인 횡성호를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는 횡성호수길은 2011년 가을에 개통됐다. 억새와 코스모스가 가을 정취를 물씬 풍기는 호수길은 인공적인 방부목 데크길이 아닌 자연 친화적인 흙길이다.
[출처: http://allof.kr/9470543]
“박현자네더덕밥” 식당은 원주 공항근처에 있다. 친구의 부인은 점심을 함께할 곳을 사전에 검색하고 그곳으로 우릴 안내했다. 어언 횡성읍을 배회한 횟수가 십여회를 넘어가고있었지만 기껏해야 한우소고기를 먹었던 기억이 전부인데…
더덕밥, 더덕찜, 더덕장아찌, 더덕무침.. 더덕으로만 만들어진 음식이 총출동한 더덕정식은 지인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음식으로 나무랄 데가 없었다.
횡성읍내로 들어오는 시간은 불과 10여분,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린 횡성장에서 장 구경을 하던 친구는 일정이 바쁘다며 전화 한 통화통보 하고 훌쩍 떠나갔다.
우린 하릴없이 남아버린 시간을 삼배리에서 배회를 하다가 홍천을 거쳐 늦은 저녁 집으로 돌아왔다.
아직은 집 보다는 바깥에 있는 것이 맘 편하고 풍요롭게 느껴지는 가을 속을 돌아다니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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