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독백·외침)

[2003.04.01] 니콘 쿨픽스 5700 카메라 구입기

루커라운드 2003. 4. 1. 02:49

 

 

 

회사창립기념일이라고 한다. 월차 휴가 휴일을 포함해서 4박5일의 일정으로 귀향을 했다.

현장파견생활한지 어언6개월이 되어간다.

 

집에서 출퇴근할때보다 개인적으로 갖을수 있는 시간이 많아진것 같다.
출퇴근시간 친척들 경조사 부서원들과의 단합대회 등등이 생략이 되면서 말이다.

 

그래도 본사에서는 그다지 술을 마시지 않았었는데 객지로 나와 생활하다가 보니

 

객지생활 위로해준다는 동료가 건내는잔 한잔...홀로시간이 나면 가족생각하다가 한잔..
집에 가지 않는 일요일은 산에가서 한잔..본사에서 출장 나온사람들과 객지에서 만났다고 한잔..

그렇게 시작하여 좀 기분 좋아지거나, 분위기를 제대로 타면..
노래방에 가서 다시한잔..

 

석달을 지내고 나니 평균 사흘에 한번꼴로 술을 마신거 같습디다.

그것도 습관이 돼는지..집에 도착하면서 집사람보고서 한잔하자는 말이 스스럼없이 나오더이다.
평상시에 비하면 정신을 못차리는 수준이었죠..

이렇게 생활하면 안돼는데..하던차에 카메라에 대한 잃었던 그리움이설설밀려 옵디다.

 

그래서 이번휴가는 집에 도착하자 마자 엄살을 떨기 시작하였다.

 

에그..
무슨재미로 사는가. 아이들보고싶을때 볼수도 없고 당신 얼굴도 볼수 없고..
사는게 사는게 아니다. 맨날 술만 먹게 되니 곧 폐인이 될지도 모른다.

 

집사람 긴장하며(아마도 긴장하는척 한것 일게다..^^)
그럼 어떡해??
한가지 방법이 있기는 한데.
돈이 좀 들어가야 하는데.

 

    내겐 한 20년된(1982년도에 구입한) 필름카메라가 있다.
    해외생활하며 구입한것인데..
    같이 보낸시간이 아주 많아서
    이젠  잊혀질수도 잊혀지지도 않는 소중한 물건이 돼었다.

    몇년전에 그리이스 출장 갈때도 다른것보다 꼬옥 넣어서
    함께간..아주 특별한 사진기였다.

  

    한두 해 전부터는 얘들을 위해서 그리고..
    디지탈 시대에 부응하려..
    그리 비싸지 않은 디지탈카메라를 구입해서 쓰다보니..
    필름 카메라의 불편한점이 자꾸 들추어 지게 되드라..
 
    필카와 디카의 차이는..
    아마도 LP를 자켓에서 정성껏 꺼내어
    턴테블에 올려놓고 감상하는 맛(필카)....와
 
    듣고싶은 음악을 언넝 듣고 싶어서,
    인터넷의 벅스 사이트를 뒤지거나,
    CD 플레이어로 빠른 검색을 하여 욕구를 
    충족시키는(디카)..차이 라고 나름대로 비교하고 싶다..

  

    즉.. 필카는 매니아가 아니면 도저히 불편함을 감수하며
    써야할 기기가 아닌듯하다..  래서 맛들여진 디카....편리함과,
    경제적인 면에서도(필름값, 인화료, 사진을 건지는 수량)  엄청난 유혹을 한다..

 

울 옆지기는 내가 방황할때면 카메라를 들고 설치는 걸 익히 보아온지라..


그정도에서 대충 감 잡는다..

술마시는거 보다는 낫겠지..
하며 허락을 하여 기어이 남대문으로 갔습니다.

 

거금 한장을넘게 주고 구입했다는거 아닙니까..

니콘 쿨픽스5700....

 

이틀동안 집안에 있는 물건 이리 저리 옮겨 놓으면서 접사 샷..샷..
그리고 이상스런 눈으로 두리번 거리면서. 애덜처럼 행동하는 날 처다보는 눈이..

 

에구..내가..미쵸..

저도 알듯합니다...왜..나도 철없이 이렇게 덜렁 대는지..

아마도 지대로 나이를 먹어 가는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