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9.13] 모래바람
모랫바람 속에서도 쉼 없이 움직이는 중장비의 모습이 실루엣처럼 보여진다.
요 며칠 사이 현장에 모랫바람이 기승을 부린다.
옛날 중동의 건설현장에서 부는 바람을 타올 하나로 가리고 입속에 어적거리는 모랫가루를 아마런 느낌 없이
맞았던 기억이 새롭다.
입자가 너무 미세하여 밀가루를 연상 시키게 하는 가는모래는 사무실안으로 들어와 책상에 옅게 깔리고는 한다.
그런 바람이 곱지 않은 눈으로 보이는 건 점심시간이 지난 조금 늦은 오후 그러니까 서너시가 되면 요며칠동안
어김없이 불어 제낀다. 그리고 그 바람은 퇴근을 서두르며 현장을 나서는 때에도 멈추지를 않는다.
또, 땅을 파내는 현장 부근에서 바람은 더욱 기승을 부린다.
왜..안 그렇겠는가.
수천년 아니 수만년을 사막으로 존재해 있던, 사막으로 존재하게했던 알라신의 명을 거역하고 고이 잠자던 사막을
파고 뚫고 헤치니 신(神) 인들 가만히 있으려 하겠는가?
그들의 반발이 아닌가 하는 생각은 현장을 조금 벗어나면 바람의 수위가 대지에 모래를 움직이지 않고 지나가는
것을 보면서이다.
하지만, 우리가 하는 일이 그렇고 그런일..
개발과 보존을 둘러싸고 끝없이 설전이 일어나는, 좀더 편하게 살자고 하는 개발의 일환일텐데…..
언젠가는 그 삭막하게 불어 제끼던 사막을 평탄하게 고르고 그 위에 지하에서 뽑아올린 가스를 걸러 사람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기들이 즐비하게 서고 그 공장중간 중간 도로를 만들어 정착을 시키는 날에…
그곳의 지신또한 나름 그 분위기에 적응하며 인간의 도전을 눈감아 주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오늘따라 바람으로 인하여 옮겨진 모래가 만들어놓은 물결모양의 바람흔적과 칼날같이 서있는 모래산에 옅게 흩어져 가는
모래들의 이동이 지는 저녁노을과 어울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