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5.08] 석룡산..국망봉..!!
어제 봄비치고는 제법 많은 비가 내리더니 산은 녹색으로 변해있었다.
석룡산행을 계획한지가 제법 오래되었다. 조무락 계곡의 비경과 아직은 오지라고 하는 말을 귀동량으로 듣고서는 꼭한번 가봐야 할 산으로기억하고
머릿속에서 지우질 않고있었다.
올봄들어서 화학산등 가평에 있는 산이 소개되는 때면 가끔 석룡산에 대한 이야기가 곁들여져 마음이 조급해져 가고있었다.
굳이 시간을 내면 어렵진 않았지만 원점회귀가 가능한 산행이니 차를 가지고 가야할테고 그러려면 아내와 함께해야만 할것같아서 기회를
보고있었건만 아이들 시험기간과 얼마전에는 감기까지 동반하는 바람에 차일피일 미루고있었다.
그러던 토요일아침..
큰아이는 시험이 끝나는 날이고 작은넘은 이미 시험이 끝나있었다. 아이들 학교가는 시간에 마추어 집을 나선다.
눈에 보이는 풍경의 시야가 저리도 넓게보이는것이 얼마만이던가. 흠뻑 비를 맞은 산의 수목도 제대로 연두빛을 띄우고있었다.
가평으로 들어서면서 곧바로 산입구에 도착하리라던 상상은 사십여분이 넘게 북면의 지방도를 달렸고 조무락 계곡에 산불감시하는 분을 만날때까지
그 길고긴 시간을 통하여 석룡산에 대한 상상을조금씩 깨뜨리더니 마침내 산입구에가서야 오늘 우리가 나선일이 잘못된 계획임을 알게되었다.
5월15일 그러니까 일주일 후까지 입산금지라고 한다.
멀리서 여기까지 왔는데. 어제 비도 흠뻑내렸는데. 산불걱정도 없는데 그냥 들어갈수 없냐고 물었더니 연인산이나 명지산에 가면 산행이 가능하고,
꼭 이곳의 산을 오르려면 입산금지가 해제되는 다음주 일요일에나 오라고 완곡히 말씀하신다.
아쉬운 마음에 산행지도에서 날머리로 잡았던 부분까지 차를 몰고 간다. 신앙공동체 유적지라고 안내판이 붙은 입구에는 입산금지를 알리는
노란테이프로 입구를 막아놓고있었다. 하지만 입산을 통제하는 사람은 없었다.
근처에 차를 대고 배낭을 꾸린다음 산입구에 들어서지만, 한동안 입산이 금지되어있는 떄문인지 아니면, 산행을 할수없는 부분인지 도통 길이 보이질 않는다.
할수없이 산행을 포기하고 조금 위로올라가니, 맞은편에 위치한 국망봉 산행안내판이 나온다.
용소폭포~무주채폭포~국망봉 (왕복 4시간)..꿩대신 닭이다.
어차피 안양에서 가평까지 왔는데 그냥 갈수있겠나. 개천을 건너 산행을 시작한다. 입구는 중장비로 다져놓은듯이 경운기가 다닐수있을정도로
잘 닦여져있었다. 산행한는 사람들은 이런길을 가장 싫어 하는길이다.
무주채 폭포까지 약 1M정도가 이런길로 이어진다. 폭포를 구경하러 관광차 오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인듯 싶다.
폭포를 지나 이십여분 올라가니 길이 잘 보이질 않는다. 아마도 개울을 건너 계곡을 따라 계속올라갔어야 하는데 길을 잃은것 같다.
자세히 살펴보니 사람들이 다닌듯한 길이 능선을 향해 어렴풋이 나있었다. 조금은 걱정스런모습을 하고있는 아내를 향해 한번 씨익웃으며,
내심 갈길을 정해놓고는 손바닥에 침을뱉는 시늉을 한다. 그리고는 다른손의 손가락 두개를 모아 손바닥의 침을 향해 내리치고는
이길~~~ 하고 능선으로 난 작은길을 오른다.
아...오늘도 우리의 선택은 탁월(?)했다.
산행을 하면서 주기적으로 한번씩 아내에게 듣는 핀진, 길도 없는 산을 연약한(?)여자를 끌고 다닌다는말을 가끔듣는다.
누가 그러고 싶어 그랬냐??
십여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오갑산의 임도에서 산길을 잘못들어 세시간을 가시덤불을 헤멘적이있고.
가끔 수리산엘 가면 남들이 모두 간길은 재미없다고, 수리산은 내손바닥이라고 하면서
산의 7부능선을 함께헤메더니 오늘 이름도 이상한 국망봉에서 길도없는 산길을 헤메이는구나.
다행히도 봄이라 수풀이 무성하지는 않았고 게다가, 경사가 하도 가파르고 나무숲때문에 햇별이 잘들지 않을것 같아서 평소에도 그리 덤불이
많은 지역인듯하니 그저 가파른 경사만을 신경을 쓰면 되었다. 가끔씩 나있는 사람들이 오간듯한 자욱은 아마도 산나물을 캐러 다니는 사람들의 길이리라.
한시간 여를 오르니 능선이 보인다. 우리가 오르는 뒷쪽이 석룡산의 능선이겠고, 좌측으로는 안내판에서 본 견치봉(개이빨산) 그리고 우측으로 보이는
작은 봉우리가 우리가 가려고하는 국망봉인것으로 추정이 된다. 아침 여덟시에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열한시 반에 산행을 시작해서 한시가 가까와져가니
제법 배가 고팠다. 정상에 가면 그나마 조망권이 확보될수있다는 생각에 배고픔을 참으면서 삼십여분을 더 오른다.
국망봉의 정상으로 생각되는 지점에는 군부대의 시설물인듯 벙커와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통로가 있었다.
해발 1168m정상에???
이리저리 두리번 거리는 중에 정상을 알리는 비석이 옆으로 쓰러져있음을 발견한다.
물론 산행을 하는 사람이 한팀도 보이지를 않는다. 조망도 잡목이 우거져있어 쉬이확보되어있지를 않았다.
그때서야 아내는 국망봉이란 이름에 나름대로의 의미를 부여한다. 별로 좋은기분의 이름이 아니라고 말한다.
가끔..아주가끔..군부대 훈련인듯한 대포소리가 들려오는것도 기분좋을것이 없었다.
산정상에 군인들이 사용했음직한 벙커와...참호..쓰러져있는 정상석.
어느하나 산행분위기에 도움을 주지 않았지만 배고픈것은 참을수가 없었다. 그자리에 않아 점심을 급히 먹고는 하신을 서두른다.
내려오는 길은 그나마 정상적인 길을 택한것 같다.
내려오면서 야생화가있는곳에서 사진도 찍고, 제법 깊은 계곡의 물소리를 들어가면서 여유있게 하산을 한다.
계곡에 흐드러지게 핀 는쟁이냉이꽃과 이끼 그리고 무주채폭포 위에자리잡은 돌단풍 군락을 보면서 그래도 집에있기보다는 산에
온것이 훠~~얼 잘했다는 생각과 언제가 될지모르지만.. 꼭 한번 석룡산을 오리라는 생각으로 오늘 산행을 마무리 한다..
경춘가도는 언제다녀도 밀린다..
산에욕심을 버리고 온지 채 몇시간이 안되었는데도 누구에게인지 미운마음이 또다시 슬쩍 고갤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