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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12] 우후잡초

루커라운드 2022. 7. 12. 23:36

한동안 가물었던 날씨, 장마비가 지나가니 우후잡초(雨後雜草)다. 2주 동안 들여다 보지 못한 텃밭은 잡풀로 무성해 졌다.

이번 방문도 텃밭일 보다는 지나가다 들렸으니 잡초에게 응징을 가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그나마 화초의 개체 수가 조금 늘어난 것으로 마음의 위안을 받는다.

 


매년 들러리 서듯 놀다가 심심하면 방문하던 텃밭에 올해는 조금 더 신경을 쓴다고 화단에 퇴비를 뿌렸는데, 모르긴 몰라도 퇴비에 잡초의 씨들이 섞여 들어왔음이 분명하다. 

 

텃밭이며 이어지는 산 경계 비탈까지 잡풀들로 무성하다.

 


개화시기가 6월에서 8월사이인 초롱꽃은 이름만 들어도 꽃이름의 유래를 알 것 같다. 마치 초롱(호롱)같이 생겨 초롱꽃이라고 한다. 분홍색, 연한 홍자색 바탕에 짙은 반점이 찍힌 종 모양을 한 꽃이 아래를 향하고 있다. 

 


옥상 화분에서 텃밭으로 옮긴 분홍색은 번식력이 좋다. 오래 전부터 텃밭에 자생하고 있는 홍자색은 역시 색갈에서부터 눈길을 사로 잡는다. 붉은색의 특징을 유감없이 뿜어내고 있다.

 


노란빛을 띤 빨간색 바탕에 짙은 반점으로 역시 눈길을 끌게 만드는 범부채도 어찌 보면 텃밭과 어울리지 못할 자태로 감탄을 하게 된다. 

 

개성미, 정성어린사랑, 성의 라는 꽃말을 보면서도 다른 꽃들과의 차별을 예고하는 듯하다.

 



면역자극, 항바이러스 및 항염증 효과가 있다고 하는 에키네시아는 동부아메리가가 원산지이며, 아메리가 원주민은 감기, 해독제, 염증억제 등의 민간요법으로 쓰였다고 한다. 신비로울만한 약의 효능을 접하기 전에 꽃의 아름다움에 반할 만 하다. 

 

3년전부터 씨를 받아서 발아를 시키고 작년에 한그루에서 꽃을 보여주더니, 올해는 제법 많은 꽃이 화려하게 무리를 지어 피고있다. 자주 루드베키아 라고 도 한다니 아마도 그 옆에 있는 노랑 루드베키아의 사촌이 아닌가 싶다. 

 

노랑 인동초가 남부지방의 도보여행을 하면서 흔히 볼 수 있는 꽃이지만, 소나무와 어우러진 붉은 인동초는 묘한 매력이 있다. 거기에 맑고 파란 하늘을 더해보았다. 

 

1m 간격의 거리에 노랑 인동초를 옮겨 심어 보았다. 내년에는 어떤 어울림을 줄지 기대가 된다.

 

매번 붉은 색의 꽃을 보면 가슴이 뛴다. 접시꽃의 꽃말인 단순, 편안(단순한 사랑, 아양떠는 사랑), 다산, 풍요는 아마도 흰색이나 연황색, 연홍색꽃에만 해당될지 도 모른다는 근거 없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붉은색 접시 꽃을 보면서 말이다.

 

아쉽게도 그 흔한 접시꽃이 우리 텃밭에는 한두 송이만 피어있다.

 

 

특이함을 간직한 몇 개의 꽃에 반해, 아직은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다른 개체들도 언젠가 다른 생각의 필이 꽂히면 그 꽃에 대한 숨겨진 매력을 찾아 실없이 주절거릴 것이다. 

 

난 아직 다 내려오지 않은 까닭에.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못본 
그 꽃. 

 

[그꽃 – 고은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