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06] 고래 뿌리 선착장
거의 일주일 동안 장마 비로 인해 해를 볼 수가 없었다. 어제 저녁엔 강한 비로 인하여 옥상의 방수에 취약한 부분을 타고 흘러내린 비로 인하여 누전사태마저 발생하고 나니 집안 분위기가 습기 먹은 날씨와 같이 축축하다.
오늘도 아침부터 비가 추적이니, 분위기도 바꿀 겸 점심 식사를 하러 조금 멀리 떨어진 대부도로향한다. 대부도의 시작점인 방아머리 선착장에서부터 즐비하게 늘어선 식당의 대부분은 칼국수집이다. 모든 칼국수집이 그러한지 모르겠지만, 북동 삼거리에서 선재도 방향으로 가는 길의 할머니 칼국수 식당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시중의 칼 국수값의 두배 이상이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시간이고, 가격도 제법 비싼데 손님들은 줄을 서 있다. 아마도 풍부하고 싱싱한 해물, 그리고 여행중의 손님심리까지 포함되어 책정된 가격인 것 같은데, 비싸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한번쯤은 먹어 줄 만 하다.
점심을 먹기 위해 한시간 이상을 이동하고 나니, 이왕 나온 김에 바닷가라도 한번 둘러 보고 싶어진다. 마침 오랫동안 비를 뿌리던 날씨가 맑아지더니 해까지 나타났다.
고래 뿌리 선착장은 대부도의 서남쪽 끝 단에 위치한다. 혹시 피서객이나 관광객들로 붐비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선착장은 빈 배와 한 두대의 차량이 있을 뿐 한적하기만 하다. 비 온 후라 날씨또한 맑았다. 선착장으로 가는 길 주변으로는 타운 하우스와 팬션들이 바다와 그닥 어울리지 않는 모습으로 들어서 있었다. 선감도, 그리고 누에섬의 풍력발전기가 썰물로 바닥을 들어낸 바다 건너편에는 위치해 있었다.
도보 기록을 되돌이켜 보니, 고래뿌리 선착장이 속해있는 대부 해솔길 4구간을 걸은 지 벌써 7년이 지났다.
정남 근처에 반도체 장비 관련 공장을 하고있는 친구에게 들러 저녁까지 먹고 집으로 돌아오니 어둠이 밀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