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09] “바람처럼 구름처럼” 이휴재 수필집 (2/2)
“바람처럼 구름처럼” 이휴재 수필집 (1/2) -> 바로가기
저자는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여행 철학을 확고하게 실천을 하는 것 같다.
등산과 해외여행 그리고 문화답사까지 출발하기 전 최대한 검색을 하여 관련된 지식을 습득하고, 행사가 끝난 후에는 기록으로 남긴다는 것이 보통의 정성으로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은 본인의 행적에 대한 애착과 호기심이 있기 때문이며, 저자 자신에게 커다란 의미가 있을 것이다.
단지, 개인적인 아쉬움이 있다면 저자의 행적을 기록하고 사유하는 것에 중점을 둔 느낌을 받았다. 여행자가 이 책을 읽고 필수적이고 체계적인 정보를 얻기에는 부족함이 있을 수도 있겠다. 또한 서정적이거나 감정적인 부분, 그리고 느낀점이 상대적으로 많이 기술되지 않았는데 기록에 중점을 두어서 감성적인 느낌이 많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사적인 감정을 타인과 공유하고 싶지 않은 때문인지 궁금하다.
[3부 운무속 숨바꼭질 하는 산봉우리 | 산행기]
저자는 아주 전문적인 산꾼은 아닌 것 같다.
친구들과의 산행을 많이 한다. 그렇게 스스럼 없이 편하게 산행을 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그 사람의 덕목과 긍정적인 인간관계여서 가능한 일일 것이고, 그만큼 인생을 잘 살아왔다고 보여진다. 친구들과 힘들게 산행하고 자연과 접하는 시간을 많이 갖을수록 노후의 인생이 행복 할 것으로 미루어 짐작이 된다.
저자의 산행 패턴은 나이가 들어가는 사람들이 본받을 만한 방법 일 것 같다.
산행은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홀로 산행을 하거나,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단체산행을 한다던가, 산악회의 산행에 동참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그 중에서도 산행을 하는 사람들의 특징인 홀로 산행이 많은 이유는, 나이 들어가면서 사람들과의 교류를 번거로워 할 수 도 있겠고 함께 산행을 할 친구나 동반자를 구하기가 힘들어서 일 것이다.
나 또한 산행에 대한 자신감에 충만해 있지만 한동안 산을 오르지 못했다. 본격적으로 산행을 해 보아야 알 수 있지만, 분명 젊었을 때와 차이는 있을 것이다. 설령 그 자신감에 못 미치는 산행 일지라도 얼마나 힘든 곳을 얼마나 빨리 다녀오느냐 보다 중요 한 것은 누구와 함께 무엇을 어떻게 보고 느껴야 하는 점에 무게 중심을 더 두어야 할 것이다. 아무리 좋다고 하는 곳에 다녀온들 느낌이 없다거나 그 느낌을 표현 할 수 없다면 다녀온 의미가 적어 질 것이다.
[4부 바람처럼 구름처럼 | 외국 여행기]
4부 ‘바람처럼 구름처럼’은 필자의 해외 여행기이다. 해외 여행기는 물론이고 산행이나 모든 산문의 기록을 보면서 필자는 움직이기 전 많은 자료를 확보하는 것 같았다. 여행을 위한 준비일 것이다. 그리고 준비한 그 자료(특히 역사와 문화)를 확인하는 과정을 여행 속에 녹여 넣었다. 따라서 저자의 여행기는 그 지방을 역사와 문화위주로 소개 함으로서 여행 동기를 유발시키기도 한다.
즉흥적으로 보고 느끼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현재를 사는 세대와 달리 여행에서 무엇인가를 얻어와야 한다는 인식이 책 에 스며들어져 있는 것 같다. 그렇다 보니 사전을 보듯 그 지방의 역사와 문화를 기록하여, 가볍게 읽고 넘어가거나 정확한 여행정보를 얻으려는 요즘 세대들에게는 살짝 지루함 밀려올 수도 있겠다. 글에 포함된 내용에 사진도 많이 촬영을 하였다고 하니, 책 속에 글과 부합되는 사진을 실었다면 조금 덜 지루했을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은 수필집이다. 수필집에 사진을 삽입하는 것은 쉽게 보지 못했던 형태이니 이래 저래 역사와 문화를 읽어 머릿속에 상상하는 상황이 된다. 하지만, 본인의 여행을 본인 위주로 기록을 하였으니, 자기 자신에 대한 만족은 충족 되었을 것 같다. 물론 나도 누구를 위한 글이 아닌 나를 위한 글을 쓸 수만 있다면 이와 같은 형식을 빌려 보고 싶다.
요즘 흔히 보는 여행서적과 차별화 되어있어 굳이 여행 안내서적 이라기보다는 본인의 여행기록을 기록하였으니 세대별로 삶을 보는 관점이 다르다는 것으로 이해가 된다.
스위스와 프랑스의 국경지대에 머물며 알프스 산자락을 배회하는 글에서 한없는 부러움이 느껴졌으며, 프랑스 남부지방의 아를(Arles)과 님(Nimes) 여행기를 보며 버킷리스트에 올라있지 않던 프랑스로의 여행에 관심이 간다.
스위스에 머물면서 쓰는 편지는 수필에서 본 내용과 일부 중복이 되지만, 요즘의 세태가 SNS를 통하여 빠르고 간결하게 결론을 지어 보내는 추세라고 할 지라도 일상을 떠나 누군가에게 안부를 전하는 일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해 보고 싶은 일중의 하나이다.
독일과 스위스 그리고 프랑스는 도시와 도시로 이어진 나라의 관계로만 생각 했었는데, 필자가 그곳에서의 자연 환경을 관심 깊게 글로 표현한 때문인지 프랑스와 독일의 국경은 자연적인 풍경과 더불어 도시와는 거리가 먼 목가적인 농촌으로 인지 하도록 기록을 하였으니, 기회가 되면 꼭 확인 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부제를 ‘추억 그리고 사유의 순간들’ 이라고 붙여 놓은 것을 보면 책에서 무엇을 주장하거나 전달 하려는 의도 보다는 본인의 일상이나 여행 등 에서 느낀 점을 주로 정리하였다. 특히, 여행에서 얻을 수 있는 감정의 표현은 개인적으로만 간직하기 위해서인지 책에 많은 감정을 쏫아 넣지 않고, 여행지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시간대 별로 정리를 하였다.
이 독후감은 지극히 내 자신의 주관적인 후기이다. 많은 책을 읽었다거나 책에 대한 지식이 무장되어 있지 않아 자칫 다른 사람에게 오해를 살수 있는 부분이 없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온전히 나의 느낌을 기록으로 남긴 것이며, 개인적인 느낌의 기록이니 누구에게 추천을 하거나 권장 혹은 섣부르게 책에 대한 평가를 하기 위한 독후감이 아님을 밝힌다.
등산은 물론 여행도 저자와 같이 은퇴 후 필요한 취미이기에 끝까지 관심을 갖고 읽었으며, 가벼운 산행, 가벼운 여행일지라도 의미를 부여하여 정리하고 세심하게 기록하는 습관을 들여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산문집 역시 부피가 만만치 않다. 그렇다고 페이지에 여백을 배치한 것도 아니다. 약 510여 페이지를 읽는데, 꼬박 10일 이상 하루 한 시간 반 이상을 투입하였다. 책 익는 습관이 익숙해 있지 못해서 속독을 하지 못하고, 또 가끔씩 지루함이 동반한적도 있지만 취미로 습관 들이기 위한 과정이라 생각하며 매일 지속 시간을 할애 하였다.
아직은 한 시간 반 이상을 지속적으로 책을 읽는 것은 역시 어렵다. 그만큼 그 동안 책을 읽지 않았다는 것이 증명이 된다. 하지만, 열심히 읽은 만큼 성취감을 얻었다.
휴일오후나 조금 일찍 독서를 시작한 날은 사람의 통행이 적은 숙소의 한귀퉁이 호젓한 야외 공간에서 클래식음악을 작게 틀어놓고 맑은 공기와 옅은 바람을 느끼며 흡족해 하던 느낌을 오랫동안 잃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