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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28] 직원승진 인사발령

루커라운드 2019. 12. 28. 23:32

어제 직원 인사발령이 났다. 승진/진급자 발표가 된 것이다.

이제는 나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일이 되었지만, 함께 일하는 주변동료나 직장 내 나와 인연이 있던 사람들을 생각하면 직장인에게는 더 없이 중요한 연례행사이다.

사회생활 중 피해 갈수 없는 경쟁의 결과물이다 보니 좋은 결과를 얻은 직원으로서는 그 행사가 기다려지겠지만 그 외 직원들은 부담스럽고 불편한 것이 연말 인사발표이다.


해마다 그때를 피하고 싶었던 기억이 대부분이다. 일에 대한 노력에 반해 학력에 대한 부족함으로 매번 인사에서 불이익을 당하다 보니 연말을 피해 갈수 없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같은 직급에서 일하던 동료들이 한 단계 두 단계 먼저 승진할 때마다 가슴에 공허감이 생기지만 새해가 되면 그 상처는 서서히 아물어 감으로서 지속적으로 직장생활을 할 수 있었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승진에서 누락을 거듭하면서도 늦게라도 꾸벅 꾸벅 진급을 하였고, 나도 진급하는 해에는 노력한 만큼은 아니더라도 인정을 받았다는 생각과 부가적으로 급료가 상승이 되니 주변 지인들과 가족에게 나의 존재감을 알려주는 시점이기도 하다.


그렇게 한발 두발 가속을 더해 진급을 하고 임원으로 승진을 해가며 부러움을 주던 동료직원 중 일부는 어느 해 회사를 떠났다. 남아있는 동료직원은 더 높은 직급으로 올라가기 위해 더 많은 성과를 내려 애쓰는 모습이 어느 시점엔 안스러워 보이기도 했다 

이제 회사의 최고 경영층에 오른 몇몇 사람들을 제외하고 현직에 남은 비슷한 년배의 동료들은 거의 없다. 회사를 떠난 사람도 직급에 걸 맞는 자리를 찾지 못해 힘들어 한다는 말을 전해 듣기도 한다.


정년이 지나고도 2년여를 더 근무하고 있는 지금, 진급을 하여 한껏 들뜬 직원들에게 무한한 축하의 말을 보내지만 내심 그와 같은 결과가 미리 걱정이 되기도 한다. 물론 내가 걱정한다고 해서 바뀌는 것은 없다. 그렇다고 당장 진급에서 누락되어 심란해 하는 직원들에게도 대 놓고 꼭 진급이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말을 한들 어떤 위로가 될 수 있을까


인생 1막을 퇴장 할 시점에 편안한 마음으로 과거를 돌아보니 빠른 승진이 꼭 좋은 것만도 아닌 것 같다. 가끔 주변의 몇몇 직원은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한 내가 직장생활을 지속하길 원하는 그들의 롤 모델이라고 까지 말을 하기도 한다. 

젊은 시절부터 기회가 있을 때 마다 들어온 인생지사 새옹지마라는 그 흔한 속담이 사회생활을 마무리 하는 시점에 깊게 이해가 되니, 너무 진급에 일희일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현재의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