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27] 아침은 유통기한이 짧은 우유와 빵으로
오늘 따라 제조일자와 유통기한의 날짜가 일주일 내의 신선한 우유를 마셔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아침식사로 한나절 일상생활을 위한 에너지를 공급한다는 과정이 아침 식사를 즐겨보고 싶다는 점진적인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내 아침식사 습관은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한 해외현장에서의 아침식사로부터 인 것 같다. 한국에서와 달리 현장식당에서의 아침은 토속적인 식 재료가 부족하여 만들어진 국적불명의 애매한 음식종류가 대부분의 아침메뉴이다. 거기에다가 풍족스럽지 못한 각종양념과 인건비를 절약하기 위해 투입된 동남 아시아 삼국인들의 주방보조 인력들의 손을 거친 음식이 오랫동안 길들여진 입맛을 충족 시키지 못했다.
그에 비하면 토스터기에 구운 식빵과 인스턴트 커피, 설탕을 커다란 스푼으로 계량하여 만들어진 커피우유 한 대접이 아침으로 더 어울렸다.
무려 7년 이상을 그와 같은 방법의 식사를 하고 국내에 들어와 다시 아침밥에 대한 적응을 하여 갈 즈음,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
병원을 오가며 식이 요법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검은 콩에 해초류와 몇 가지 재료를 넣고 삶은 다음 우유와 견과를 섞어 믹서에 갈면 커다란 머그컵 한 컵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신선한 과일과 케일을 섞어 만들어진 녹즙으로 아침 식사를 대용하였다.
20여년동안 길들여진 아침 식습관 이었다.
다시 해외생활을 시작하며, 여전히 밥을 주식으로 한 아침 식단은 부담스럽기만 하다. 4년이 흐르고 난 알제리에 와 있다. 이곳 알제리 현지인들의 주식은 빵과 고기이다. 프랑스의 지배를 받던 이곳의 빵의 특징은 구하기도 쉽거니와 보관도 편하다. 주로 프랑스 풍의 크로와상과 바게트빵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 바게트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워 갓 구워낸 빵을 제대로 맛을 경험하고 나면 그 맛의 매력에서 빠져 나오기가 힘들다.
오랫동안 주식으로 이어온 빵을 제조하는 노하우가 전수 되어내려 오고 빵의 재료인 밀을 건강하게 수확할 수 있었던 것도 빵의 맛을 더하게 한 요소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바게트 빵은 지방에 따라 고유의 향이 첨가 되는 것 같다. 처음에는 그 향이 자극적으로 느껴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향 또한 바게트가 갖는 특징이 되기도 한다.
한 쪽 편에 한식을 배치하고, 다른 한쪽으로는 빵을 비롯한 서양식을 배치 해 놓았다.
바게트 한쪽, 양상추 두어 잎, 썰은 토마토 대여섯 쪽, 소금에 절인 검은 올리브 대여섯 알, 그리고 우유 한컵이 일상화
된 아침 식단이다.
바게트 빵의 속 부분은 부드럽기는 하지만 바삭 한 맛이 떨어진다. 속 부분을 손으로 파 내고 안쪽으로 잼을 바른 후 양상추를 넣어 우유를 곁들여 아침을 먹는다. 중간중간 썰어진 토마토 한쪽과 소금에 절인 검은 올리브를 곁들이면 한끼 식사로 그만이다.
올리브 열매를 먹는 이유는 잘 설명이 안 된다. 어설프게 터득한 올리브열매의 효능은 건강에 좋다고 한다. 지중해 근방의 나라는 올리브나무가 자라기에 최적화 되어있고 각종 요리나 음식에 빠지지 않는 것이 올리브열매와 그것으로 짠 기름이다. 그만큼 이 지역 사람들이 즐겨 먹는 열매이다.
재래시장에 가면 양념을 달리하여 절여 놓은 많은 종류의 올리브를 볼 수 가 있다. 올리브의 종류도 다양 하거니와 양념을 달리 함으로써 더욱 다양한 맛의 올리브를 만든다.
굳이 비교 하자면 우리나라의 김치가 재료나 양념 그리고 숙성방법이나 기간에 따라 여러 맛을 내 듯 올리브도 열매의 종류와 양념 및 숙성에 따라 맛이 틀려지는 것 같다. 하지만 아직은 그렇게 다양한 올리브를 종류별로 맛을 볼 기회도 없었거니와 종류대로 먹어 볼 자신도 없다.
내가 접할 수 있는 올리브는 검은색 올리브를 소금에 절인 것과 연두색 올리브를 씨를 빼고 통조림을 해 놓은 두 종류다. 내가 검은 올리브를 선호하는 것은 아마도 단순한 색깔과 염장만 했지 특별한 가공을 하지 않은 만큼 담백한 맛과 혀끝에 남겨지는 고소함 때문일 것이다. 또한 시각적으로 원형 그대로인 올리브자체를 먹는다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될 것만 같은 근거는 없지만 막연한 믿음 때문에 일 수도 있다.
누릉지를 끓여 만든 누른밥과 쌀밥 그리고 몇 가지의 반찬보다 빵을 지속적으로 선호하게 되는 것은 길 들여진 식사습관에서 오는 것이며, 앞으로 내가 살아가는 동안 다른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지속되어 바뀌어지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