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알제리

[2019.10.25] 10월 어느 휴일 일상 (1)

루커라운드 2019. 10. 26. 01:42

 

[휴일 전 사무실]

목요일이다. 무슬림 생활권에서 금요일이 휴일이니 휴일전날이다.

휴가를 10일 정도 앞두고 있어 하루 하루는 제법 빠르게 지나간다. 이른 오후 주일의 마지막 회의를 마치고 나니 휴일을 맞을 기분으로 마음이 가볍다.  오후4시가 되니 현지인들이 퇴근을 한다.

 

한국 직원의 두배 정도 인원이 근무하여 법석거리던 사무실은 조용해 졌다. 사무실밖으로 나가면 현장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현장도 오전과 달리 가끔씩 쇳소리가 들려올 뿐 역시 조용하다.

 

[근무 중 체력단련]

햇볕이나 비를 피하기 위해 양철로 지붕을 만들어 놓은 주차공간에 서서 먼 곳을 보며 심호흡을 한다. 이제 서서히 우기가 시작되는 이곳의 날씨로 시시 때때로 소나기를 뿌리며, 눈에 들어오는 지역의 풍경 역시 버라이어티 하다. 먼 하늘 뭉게구름이 있는가 하면, 다른 방향에서는 소나기가 내리는 듯하고, 또다른 한쪽으로는 호랑이가 시집을 가는지 잠시 해가 비춘다.

 

오전에 이어 쪼그려 앉았다 일어나기를 오 십 회, 10여분 오후 운동을 한다. 

 

[제주도 여행 계획]

이번 휴가는 제주도에 나흘 머물 예정이다. 아직은 휴식 형태의 휴가를 보내기엔 아쉬움이 있어서 도착하는 첫날은 갈대가 일렁이는 작은 오름을 하나 오르고 차로 해변가를 가볍게 드라이브를 할 계획이다.

둘째 날은 온전하게 하루 한라산 정상인 백록담에 오를 예정이다.  온전하게 하루를 낸다는 건 정상에 오르는 것에 대한 부담의 의미가 담겨있다. 집사람에게 한라산 등반을 제의를 했을 때 갈 수 있을지를 걱정했다. 한두 시간 수영, 그리고 두세 시간 탁구를 매일 번복하여 하고 있지만 18.4Km, 9.5시간(성판악-정상 9.6Km, 4.5시간, 정상-관음사 8.7Km, 5시간) 부담스럽다고 했다. 젊을 때처럼 다른 사람들과 같은 속도로 가는 것은 쉽지 않으니 시간을가지고 조금 일찍 출발해서 천천히 걷고 조금 늦게 하산하면 될 것이라고 설득을 해 놓은 상태이지만, 최근 오랫동안 산행할 기회가 없었고 하루 하루 체력이 떨어 지는 것을 실감하고있는 내가 내심 더 걱정이 되기는 했다.

 

그래서 지난주부터 하체 근력에 도움이 된다는 스쿼트를 하루 100여개 실천하고 있는 중이다.

 

셋째날은 경치 좋은 올레길 한 코스를 잡아 어슬렁 거리며 시간제약없이 갈수 있는 만큼 가보기로 했다. 가다가 카페가나오면 커피도 한잔하고 정해 놓지 않았지만 맛있는 음식을 파는 곳이 있으면 느긋하게 점심도 먹어 보려 한다. 마지막 날은 느즈막히 일어나 동측 해변을 따라 공항 방면으로 나오면서 해안가를 드라이브하여 공항에 도착 하는 계획이다.

 

다행히 회사의 휴양소를 배정받아 숙소를 정하기 위한 고민은 해결되었으며, 다만, 제법 격이 있는 숙소라 숙소에서 오래 머무르며 부대시설을 이용할 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으나 그렇다고 제주도 까지 가서 숙소 내에서 머무른 다는 것이 용납이 되지 않았다.

 

[제주도 기억]

최근 제주도를 가 본 기억은 벌써 15~6년 정도 된 것 같다.

처음 제주도는 해외 근무를 마치고 함께 휴가를 온 친구들과 A형텐트를 비롯하여 숙식을 할 수 있는 캠핑 장비를 바리 바리 싸 들고 지금은 휴식년제에 들어간 어리목 산장에서 시작하여 윗새오름을 통한 백록담에 오른 후 오백나한을 거쳐 영실 로 내려왔다.

 

잠시 그때를 회상하며 함께한 친구들에게 냉큼 백록담에 올라갔던 무용담(?)을 들추어 내면, 두손을 절레절레 흔들며 거의 초 죽음이 되어 내려왔다고 다시는 그곳에 오르지 않겠다 한다. 하긴 곰곰히 되돌아보니 백록담 정상에서 찍은 사진의 표정에서 그날의 상황을 짐작 할 수 있겠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힘들었던 기억은 소멸이 되고 기쁘고 아름답던 기억들만 남는다는 말이 실감이 된다.

 

그 이후 회사의 산악회를 따라 두번 인가 갔었건만, 한번은 정상을 다른 한번은 휴식년제로 윗세오름까지 만 다녀왔던 것 같다.

 

또 한번의 생에 잊혀지지 않는 기억은 어머니를 모시고 온 가족이 휴가를 이용하여 제주도를 다녀왔었다. 우리 아이들이 초등학교를 들어갔을 즈음이니 아마도 내 생에 가장 화려했던 시점 이었을 것이다. , 동생의 식구들 그리고 누님 식구들 등 무려 15명 정도가 가족들의 번거로움에도 불구하고 2~3일을 제주에서 보냈던 것 같다.

 

한가한 오후 사무실밖에서 스트레칭을하다가 이야기가 제주도로 빠져 버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