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등산·여행)

[2003.10.11] 배내골의 가을

루커라운드 2003. 10. 11. 03:10

 

 

설악산의 가을로 모든 매스컴의 눈길이 집중되었다.
가을하면 단풍이생각나고 단풍하면 설악산을 떠올리는것이 순서처럼 정해져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가을이 어디 설악에만 있더냐?
도시를 한치만 벗어도 그리고 어느벌판을 가더라도 가을이 가까와오면 가을냄새를 물씬 풍기는것이 우리가 경험한 가을의 특성이 아닌가?

 

일기예보를 들으니 일요일 오후부터 날씨가 흐려진다고 했다.
재약산 수미봉과 사자봉..사자평원의 갈대는 영남지방을 대표하는 설악산의 단풍과 감히 비교할수 있을 가을풍경이다,
그 장관을 보고싶지만 흐린 날씨에는 억새가 억새로의 모습을 보여주기를 거부할것 같았다.

 

그보다 더 중요한건..난..
산을 무척이나 좋아하긴 하지만 등산을 잘하지는 못한다. 따라서, 아직은 흐린날..안개낀날에 산에 갈정도의 열정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오전 근무를 마친 토요일 오후 내일 일어날수 있는 일에 대한 기약이 없기에 가을나들이를 떠났다.

 

언양에서 배내골로 들어가기위한 도로의 석남사 계곡과 언양으로 흘러가는 냇가에서도 가을의 냄새는 물씬물씬 뭍어나고 있었다.

 

   "깨끗한 언양물이 미나리꽝을 지나서 물방아를 돌린다..~~"

 

언젠가 KBS신작가곡방송에서 인상깊게 들었던 언양과 미나리에대한 기억에 미나리 꽝(미나리를 심어가꾸는 논)이 있는가를 둘러보지만
석남사 입구의 생각보다 작은 형태의 미나리꽝을 볼 수 있었다.

 

     [배내골]
     울주군 상북면과 양산시 원동면에 걸쳐있는 배내골은 영남알프스의 고봉들이 감싸고 있으며 산자락을 타고 흘러 내리는 맑은 계류들이
     모여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하는 곳이다. 맑은 개울 옆으로 야생 배나무가 많이 자란다 하여 배내골이라 한다는 이곳은 영남알프스군에서
     가장 오지로 꼽히는 양산시 원동면 대리, 선리, 장선리를 일컫지만 그보다는 울주군 상북면 이천리에서 시작된다 하겠다. 그러니까 배내골
     상류는 울주군이고 하류는 양산시인 것이다.
                                                                                                                                                  - 인터넷 검색을 하여 옮겨옴 -

 

배내골의 풍경은 강원도의 여느 산골짜기와 유사한 깊은산골의 오지를 연상케 한다. 군데 군데 길을 넓히는 공사가 한창이지만 누가
이 행위에 대하여 옳고 그름을 판단할수 있을까. 올고 그름이라기 보다는 득과 실을 논할수 있을까?
나의 생활과 특별히 관련이 있는곳은 아닐지라도 사라지는 오지에 대한 아쉬움이 몰려온다.

 

아직 가을 단풍은 영남알프스에 도착하지 않았다. 하지만 계곡의 중간 중간에 이미 물들기 시작한 연붉은 풀잎들색갈이 깊은 가을로
가는 길목인양 색채의 대비를 더한다. 이번 여름 얼마나 많은사람들이 이계곡을 누볐을 것이며 잠시후 억새를보러 또 얼마나 많은사람들이
이곳을 찾아올지 궁금하기만 하다.

 

배내재에서 원동으로 빠져나와 밀양이나 양산을 거처 울산으로 오려고 했으나 계곡중간에 양산공단으로 가는 이정표를 발견한다.
나중에 안일이지만 양산의 신불산공원 묘지를 관통하여 높은산(아마도 해발 900미터 이상은 돼리라)을 넘어 배내재로 들어오는 길이다.
물론 나는 역방향으로 나오며 그높은 재위에 골프장을 짓겠다며, 또 자연을 훼손하는 모습을 볼수 있었다.

 

그리고 해가지는 산위에서 멀리 보이는 영남알프스의 산군을 바라다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