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걷기·도보)/영덕블루로드

[2015.08.07~10] 프롤로그 (영덕블루로드 도보여행)

루커라운드 2015. 8. 16. 21:40

 

 

<영덕블루로드 3일차 -> 경정 해수욕장 입구>

 

 

지천명(하늘의 이치와 뜻을 앎)도 지나고 이제 곧 이순(천지만물의 이치에 통달하고 듣는 대로 모두 이해할 수 있다)을 두 세해 앞 두고 있는 나이에~~

 

내게서 걷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시간에 대한 목마름으로 무엇인가를 갈구하는 나에게 쉽게 나지 않는 시간을 쪼개어 어딘가를 걸어서 무엇을 얻으려는 걸까?

걷고 싶은 생각이 항상 머릿속에 차 있는 건 어떤 이유일까?

여행을 항상 갈망하는 건 무슨 이유일까?

욕망일까?

 

지난 겨울 연휴 아들과 변산 마실길을 23일 걸었던 기억들이 모든 것을 대변해 줄 수 없겠지만, 한 가닥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도 같다.

그 길에 서지 않았다면 그나마 아들과 공감할 수 있는 기억은 극히 제한적 일 것이다. 그저 바쁘다는 핑계로 많아야 1주일 하루 저녁상에 앉아 얼굴을 마주할 수 있겠지만, 지난 1주일에 대한 어색한(?)분위기가 가실 즈음이면 또다시 각자의 생각으로 되돌아가고는 했었지. 24시간을 한곳을 바라보며 시간을 공유할 수 있다는 건 그 시간에 어떤 일이 일어났느냐 보다 도 더 중요할 수가 있다.

 

머뭇거리다 운을 떼었다.

"지난겨울 너와 함께한 기억이 아빠로서는 소중한 추억이었다." 라고

"이번 여름방학에도 시간이 되면 함께 하자는 말씀이시죠?" 하고 되받는다.

그래서 또 다른 걷기를 계획했다.

 

나만큼 절박하지 않은 녀석에게 "규슈 올레길"을 한번 계획해 보라고 했더니 휴가가 코앞에 다가온 시간까지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해외여행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녀석에게 그런 계획을 부탁한 것이 아직은 무리였나 보다. 더군다나.. 금전적인 사항까지 결정하며 계획해야 하는 상황이..휴가기간을 이용한 걷기는 나흘이면 적당하다고 생각이 되었다. 무작정 잘 모르는 곳을 걷기 보다는 이미 검증된 길을 걷는 것이 그나마 나을 것 같아서 결국 영덕블루로드로의 걷기여행을 결정하였다.

 

한여름 무더위 속에서 하루 7~8시간, 15~20Km씩을 걸어야 하는 일이 쉽지는 않기에 집 사람에게는 동참을 본인이 선택하도록 했다. 휴가기간이고 혼자 집에서 보내기가 지루할 것 같았는지 집사람은 동참을 결정하였다. 대중교통비와 여행 후 횡성 텃밭을 들러 오는 여정 때문에 영덕까지는 승용차를 이용하고, 블루로드 구간은 도보여행 후 마지막 마침점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원점 회귀 하기로 하고 계획을 마무리 지었다. 걷기 위해 출발하기 전날까지 아무런 생각이나 준비가 없었다. 그저 걷기를 결정한 것 외에는..

 

집사람이 나름 준비물에 대하여 신경을 썼고 나는 회사일에 신경을 썼다. 아들녀석은 그의 일상에 신경을 쓰고..

 

다시 또..

정년을 3년앞두고 지난달부터 임금 피크제가 적용된 지천명의 나에게 도보여행(걷기)는 어떤 의미일까? 뒤로 미루어 놓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이 주제를 도보여행을 위해 집을 떠나는 날 새벽까지도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이 도보여행 끝에 답을 얻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