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23] 작은 텃밭을 일구고 도라지씨를 뿌리다.
텃밭을 만들어 보기는 처음이다.
아...
몇해전 주말 농장을 임대해서 감자며 토마토를 가꾼 적이 있었지.
그리고 해마다 옥상에 상추며 부추 그리고 고추를 화분에 심고는 했었지.
아마도 5도2촌을 실행하면서 내 땅에다 뭔가를 심어보기는 처음인 것 같다.
금요일 저녁 퇴근하자마자 먹을 것을 꾸려 들어온 이곳은 그저 한적하기만 하다. 물이 아직 해결되지 않은 오이촌(오도이촌)에 늦어가는 겨울에는 마음먹고 덤벼들지 않으면 할 일이 정말 없는 듯 하다.
몇 년 전 작은녀석 대학 들어간다고 사준 미니오디오가 시간이 지나면서 자리만 찾이하는것 같아서 (CD 플레이어, 엠피스리, 스마트폰이 그들의 대용품이 된지라) 그걸 옮겨 조립 한 뒤 책을 몇장 뒤적이다 잠이 들었다.
다음날 횡성 장에 들러 농기구 몇 개와 미니오디오 받침대, 그리고 작은 상을 구해 들여왔고, 오후에는 그 농기구 성능시험을 하러 주변의 돼지감자를 몇 개 수확했다. 다음날 아침에는 아직 완전하게 녹지않은 눈온 자리를 피해 양지바른 곳에 작은 텃밭을 흉내 내 보았다. 때 이름을 알고 있지만 그동안 이 생각 저 생각으로 땅에 심을 씨앗들을 뒤적이던 날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다.
기껏해야 한평 남짓한 땅을 파고 네군데 작은 말뚝을 박았다.
그리고는 그 말뚝 귀퉁이에 작년 추석 병목안 공원에서 갈무리한 도라지 씨앗이라고 쓰여진 이름표를 꽂았다.
작은 이랑을 만들어 물을 빠지게 만들고 도라지 씨앗을 뿌렸다. 집사람은 웃어 죽는단다.
그 도라지가 나 올지가 궁금하기도 하고 한 시간여 허우적 거려 그 작은 밭을 만들면서도 땀을 흘린다고 말이다.
그렇지만 주변에 깔끔하게 말뚝 까지 박아 놓은 것에 대해서는 작은 칭찬도 한다.
도라지씨가 봄이 되면 정말 싹을 틔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