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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09] 브라가현 – Terras de Bouro

안전에 대하여 자신을 과신하면 안되겠지만, 그래도 내 운전면허증은 82년도에 발급되었고 1종 보통이다. 면허 취득일 후 가끔씩 운전을 하였으며, 자차를 소유한 이후 10수년 동안은 수동으로 기어를 조작하는 자동차를 타고 다녔다. 하여, 비용을 절약할 겸(수동과 자동의 비용차이는 무려 2배에 가깝다) 기어를 조작하여 운전을 하는 자동차를 빌렸다. 유럽에는 우리나라와 달리 수동 자동차가 아직도 많이 운행 되고 있는 것 같았다.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차량을 인수한 후 잠시 난감했다. 그동안 오른발 만을 사용하여 해오던 운전 습관 때문인지 아니면 오래전 수동으로 하던 기억을 되살릴 수 없었는지 크러치에 오른발이 올라가니 다음 단계가 진행이 되지 않았다. 기능을 파악하고 기억을 되살리느라 한시간 이상을 그 자리..

[2022.11.08] 포르투 – 알마스성당/보홀시장/트램

아무 생각없이 도심을 배회해 보려 했지만, 습관이 든 행동은 이를 용납할 수 없었나 보다. 평소보다 늦게 아침을 먹고 숙소 주변에 위치한 Bolhão 시장과 알마스성당을 둘러본다. Bolhão시장은 시설물이 획일적으로 현대화 되어가는 여느 시장과 다를 바 없어 예의 전통 재래시장을 기대하고 갔던 여행자에게 신선함을 주지 못했다. 그나마 이곳에서 볼 수 있는 특산물(와인, 버섯, 특이한 과일들)이 거래되고 있어 정체성을 몽땅 잃어버린 것 같지는 않았다. 알마스성당은 건물의 외벽을 아줄레주(마치 어릴 때 부자집 화장실에서 볼 수 있는 푸른빛의 타일을 붙여 만든듯한) 벽화들이 특징인 곳이다. 그 벽화는 포르토 상벤투 역사 내에서도 볼 수 가 있었다. 1800 년대의 기차역에 화려한 무늬의 타일 벽을 보니 터널..

[2023.04.12] 삼남길 9길 진위향교

2014년 1월에 한번 걸었던 길이니 9년이 지나 친구들과 그 길을 다시 걸었다. 진위전철역을 출발하여 가곡리, 진위면사무소, 진위향교, 흰치고개쉼터, 원균장군묘, 옥관자정까지 약 19Km를 걸은 다음 버스를 타고 서정리 역으로 나왔다. 5시간 반이 걸렸고, 날씨는 미세먼지가 많음으로 최악의 조건이었다. 걷기 전부터 마음에서 움직이는 작은 설레임이 감지 되었다. 물론 오래전에 걸었던 길을 다시 걷는다는 것도 감회가 깊지만, 그보다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는 그 길에 대한 좋었던 느낌이 떠 올랐기 때문이다. 그동안 걸었던 삼남길 중에서 가장 편한 느낌을 받았다. 더구나, 진위 향교 주변은 풍수지리를 모르는 사람도 진위천과 그 앞의 들판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차분해 질 수 밖에 없다. 진위 면사무소 뒤..

[2022.11.07] 포르투 - 파두

300여Km 버스를 타고 포루투갈 제2의 도시인 포르투에 도착했다. 어제 언급되었던 파두는 우연히 산티아고 성당 앞에서 만나 서로 사진을 찍어 주다가 저녁까지 같이 먹게 된 그러면서 나이가 동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여자 사람이 바람을 넣었던 것이다. 마치 여행의 고수처럼 한치의 조급함도 없이 리스본에 가는 이유는 단 하나 파두를 보러 가기 위함이라고 했다. 파두? 오래 전 이덕화와 차화연이 연속극의 주인공으로 출연한 '사랑과 야망' 이란 드라마에서 차화연이 고뇌에 부딪힐 때마다 애틋하게 흘러 나온 음악에서 기억은 시작된다. 운명·숙명의 뜻을 지닌 파두는 리스본 민중의 삶을 노래한 민요로서 음악에 대한 촉이 없어도 구슬프고 서정적인 느낌이 몸에 와 닿는다. 호기심이라는 것이 사람을 피곤하게 만들곤 하지만..

[2022.11.06] 산티아고 순례길 (피스테라 Fisterra)

대충 예상은 했었다. 당분간 어떤 Activity도 이 도보여행을 대신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담배나 술(은 들은 바에 의하면)에 중독을 경험한 사람이면 그 어떤 것 보다도 우선 순위에 있었던 그것. 그저 걷는 것에만 온 신경을 쏟다 보니 말로만 듣던 피스테라와 묵시아는 왜 들 가는지 그곳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고, 시간도 나고 남들도 다 간다고 하니 그들을 따라서 현지 원 데이 투어에 참여를 결정 했었다. 산티아고에 도착하고 다음날로 일정을 잡았으나, 선뜻 나서질 못했다. 왠지 도보를 그쳤다는 기분이 들지 않아서 였다. 오늘 또 어딘지 걷지 않으면 안될 기분, 이런 것이 중독 증상의 일부 아닐까? 그냥 하루를 쉬었다. 먹고 쉬고 자고 포루투로 갈 버스 터미널로가서 표도 예약하고 와서 또 쉬..

[2022.11.04] D+37 산티아고 순례길 (산티아고 데 곰포스텔라)

산티아고 곰포스텔라에 도착했다. 9월29일 프랑스의 생장을 출발했으니 36일 만에 도착이고 중간 2일의 휴식을 가졌으니 34일동안 길 위에 있었다. 하루 평균23Km를 걸었고, 8~9Kg의 배낭은 길 위에 있는 동안 등에서 떠나지 않았다. 가장 우려를 했던 아내와의 동행은 중간에 무릎과 정강이의 통증으로 잠시 고민을 하였지만 잘 마무리 되었고, 이는 힘들 때 알아서 서로를 배려 한 때문 일 것이다. 나의 1순위 버킷 리스트에 과감히 동참을 하고 끝까지 완주해 준 아내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귀국까지 남은보름정도는 포루투갈로 이동하여 휴식과 자동차를 이용한 여행을 할 계획이다.

[2022.11.03] D+36 산티아고 순례길 (라비꼬야 Lavacolla)

지금 머물고 있는 라비꼬야숙소에서 산티아고 공항까지 거리는 약 2Km정도다. 숙소에는 산티아고 도보길 완주 후 서쪽 땅끝 대서양 해안인 피스테라와 묵시아까지 패키지로 둘러보는 여행 안내문과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공항으로 운송서비스를 해준다는 안내문이 눈에 뜨인다. 완주 후 이곳에서 공항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제법 많은 것 같다. 살세다에서 라비꼬야까지 20Km에 7시간30분, 누적 거리 786Km를 걸었다. 남은거리는 10.3Km로 추정된다. 예정대로 내일 오전에는 산티아고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비 예보가 신경이 쓰인다. 도보여행을 하며 정보를 교환하는 중 가장 절실하게 오가는 내용 하나가 먹거리에 대한 이야기다. 한달 이상 한국 음식을 못지 못하다 보니 힘들고 어려울 땐 더욱 더 한국에서 먹던 음..

[2022.11.02] D+35 산티아고 순례길 (살세다 Salceda)

숙소를 예약하려 하니 몇몇 숙소가 "Closed for the season"으로 뜬다. 10월 말로 문을 닫는 숙소가 많다는 말은 들었지만 불과 몇 시간 사이로 상황이 바뀌니 당황스럽다. 그나마 그렇게 알림을 주니 다행일 수도 있겠다. 도보 도중 카페나 바를 이용하는 경우는 식사나 목마름을 해결하려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가 생리적인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그곳을 들린다. 물론 그 기회를 활용하여 비타민(착즙 오렌지 쥬스)도 보충하고 당(밀크커피에 설탕을 듬뿍 넣어 마시는 '까페 꼰레체')을 보충하는 기회로 삼기는 하지만 11월달로 들어서니 문을 연 카페를 찾아보기 힘들다. 어쩌면 11월1일이 스페인 공휴일인 만성절(= 모든 성인 대축일)이어서 더더욱 카페나 바가 문을 닫았는 지는 오늘이 지나고야 볼 일..

[2023.04.08] 삼성산 울리발칸산악회

체력의 저하를 신랄하게 알아볼 수 있는 방법중의 하나는 평소 자주 다녀서 어느 정도를 가면 몸의 상태가 어떤지를 파악 할 수 있는 산을 올라보는 것이다. 삼성산을 오르내리며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털어 버리던 때를 돌이켜 보니 십년이 넘어가고 있다. 주일한번쯤은 예술공원을 거쳐 다녀오던 삼성산. 현장에서 주말이면 근처 민둥산을 배회하던 옛 직원들과 함께 삼성산을 찾았다. 최근 어깨치료를 위해 가능하면 밖으로 움직이지 않다가 비 온 다음날 봄 산행은 상쾌하기 만 하다. 관악전철역을 출발하여 2전망대, 학우봉, 국기봉, 삼성산 정상, 호압산 갈림길, 석수역으로 이어지는 삼성산길은 10Km정도이다. 체력의 한계는 아니더라도 예의 산행같이 가뿐히 마친 산행은 아니었다. 세월~ 그렇게 흘러가나 보다.

[2022.11.01] D+34 산티아고 순례길 (멜리데 Melide)

일주일쯤 되었나 보다. 젊은 친구 둘과 동행을 했었다. 우리 보다 사흘 늦게 출발 하였다고 하니 우리보다 사흘 빠른 걸음을 걷고 있었다. 숙소 정보 공유 관계로 다음 목적지를 물어보니 의외로 짧은 거리이다. 지금껏 걷던 패턴과 다른 이유를 물어보니 처음에 너무 거리에만 집착을 하다 보니 빨리는 올 수 있었는데, 이제는 얼마 안 남았다고 생각하니 아쉬움이 남아 가능한 볼 것 보고 느끼며 걷기로 했다고 한다. 이제 사흘 후면 도보여행이 끝난다. 이제 서야 남은 구간이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젊은이들과 달리 판단도 느려지는 것 같아 씁쓸함이 밀려온다. 벤따스데나론에서 멜리데까지 28.5Km 8시간50분, 누적 거리 742.3Km를 걸었다. 드디어 남은거리가 54Km로 추정된다. 어제 밤에는 심하게 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