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플라이마운틴을 끝내고 택시로 보우더나트로 갔다.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는 오후 한 시 반이다.
[보우더나트]
카트만두의 보우더나트는 네팔 속의 작은 티베트라고 할 정도로 네팔에 있는 티베트 불교의 대표적인 성지이자
문화의 중심지로 꼽힌다. 5세기경에 지어졌다고 하는 스투파는 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로 알려져 있다.
이 지역은 티베트와의 통상로에 위치해 있어 수세기 전부터 티베트 인들이 거주한 데다 50년대에 티베트에서
집단으로 넘어온 망명자들이 살고 있다. 주변에는 ‘곰파‘라는 수도원도 있다.
[출처 - http://www.interview365.com/news/2497 네팔 속의 작은 티베트 보우더나트 / 세계의 지붕 네팔 기행 ⑦ / 안정숙 ]
염원을 비는 사람들과 동일한 방향으로 보우더나트를 돈다.
주변 노점상에 불을 켜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소리에 불도 켜 본다.
보우더나트가 내려다 보이는 작은 카페에 차를 시키며 주변을 도는 사람들의 표정을 읽는다.
이런 행위들은 탑승시간을 기다리며 소비하는 시간이지만, 일주일간의 여행을 정리할 수 있는 여유로운 시간을 내게 주었다.
아는 것만큼 보이고 관심 있는 것만큼 알게 되니 그 나라의 역사나 문화에 관한 관심이 없이 여행을 한다는
것은 외형적인 것만을 보고 오는 것이다. 당초 네팔을 이해하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 아니고 네팔의 풍경을
보러 온 때문에 지금 이곳이 문화적으로 그리고 역사적으로 어떤 의미를 간직하고 왜 내가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조금은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공항 근처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걷다 보면 다른 느낌을 얻을 수도 있을까 하는 생각에..
작은 동네와 좁은 골목의 거리를 지나니 힌두교 사원이 보이는 언덕에 오르게 되어 잠시 걸음을 멈춘다.
제법 많은 사람이 그 사원입구로 오고 가지만 정작 나를 안내하는 가이드는 철망으로 둘러싸여 진 주변에
멈추어 나로 하여금 담장너머 그 사원을 보게 한다.
입장료가 비싸서?? 들어가는데 제한을 하나??
가끔 푸념 섞여 튀어나오는 가이드의 중얼거림에서 네팔에도 많은 종교와 그 종교 간의 갈등이 내재하고
있음을 인식할 수 있었다.
나를 안내한 그는 고산족(쎄르파?? - 정확한 용어를 몰라 그리 표현한다.)이고 불교문화에 가까운 그들의 삶은
문명과 동떨어진 어린 시절을 보냈단다. 그들이 자라면서 배운 것은 자연을 해치지 않고 자연과 어우러지는 삶인듯했다.
주로 시내에 거주하며 힌두교를 종교로 가지고 있는 아리안(?) 인들은 산속의 고산족을 문명과 접하지
못했다고 무시를 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들은 밖으로 붉어지지 않는 내면의 갈등을 겪고 있는듯했다.
"힌두교는 지저분하다. 모든 종교의 행위가 성(SEX)에서부터 비롯된듯하다.
힌두를 상징하는 물건들을 보면 성기에서 유래된 것이 많다.
그리고 그들의 종교행사에는 음식물들이 즐비하고 화장을 하는 문화는 자연을 훼손할 수 있는 행위이다."
라고 힌두교 사원 앞에서 푸념을 하는듯한 그의 말을 듣고 나니 그런 것 같았다.
옷을 입은 매무새나 향을 태우는 것 그리고 주변에 항상 지저분할 정도의 음식들이 널부러진 것이 그의
말을 증명하는듯했다.
듣고 보고 배우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가.
만약 그것이 잘못된 가르침과 배움이라면 더욱 위험한 것이 교육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힌두교 사원을 우회하여 허름한 골프장을 지나니 공항이 눈에 들어온다.
이제...그동한 함께한 가이드와 그리고 네팔과 이별이다.
공항 안으로 들어서니 시간을 맞추어 몰려든 한국 사람들로 공항은 만원이다.
몰려오는 그들이 똑같은 생각을 하고 이곳을 방문하지는 않는다.
나도 내 생각에 대한 소중함을 기록하여 간직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내가 다시 이곳을 찾아온다면, 그건 산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아닌 그들의 문화도 함께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그 작은 공항에 시간을 다투어 비행기가 내리고 또 이륙한다.
하늘의 맑았다. 솟아오르는 비행기 속에 일주일간의 모든 일이 순간 주마등처럼 스쳐가고 난 이내 잠으로 빠져들었다.
<힌두교 사원>
<카투만두 국제 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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