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나절 동안 제법 먼 길을 달려왔다. 조금 일찍 봄을 맞이하고 싶어서 이기도 하지만, 늦겨울 절정을 이루는 동백꽃을 보기 위해서 였다. 늦은 오후 거제도에 도착하니 내일 아침 일찍 동백꽃으로 이름 난 지심도로 들어간다.
숙소를 잡아놓고, 근처의 해안도로(장승포항 ~ 능포항)를 걷는다. 남파랑길 20코스의 일부구간이다. 경제성장율을 가파르게 끌어올리던 시절의 거제도는 조선 업종이 활황을 이루었다. 그 시점 우리 또래의 삶 또한 절정을 지나가고 있었던 것 같다.
아직 봄이 오지 않아서 만은 아닐 것이다. 커다란 조선소의 크레인도 그리고 남도의 끝 단 섬이라도 불쑥 솓아오른 거대한 아파트 군락도 우리가 지낸 삶의 정점 시점처럼 가슴을 뛰게 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그와 상관없이 마른나무가지에 매화꽃이 피기시작하고, 수선화 싹은 땅을 비집고 올라오고 있다.
고로 우리가 우려하는 암울한 현실이 기우 일 수도 있다는 희망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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